흔한 보드게임 (2013)
2013년에 완성했던 흔한 보드게임입니다. 어떻게 보면 흔하고 다르게 보면 흔하지 않은 보드게임이죠. 안의 내용은 결국 뱀주사위 놀이랑 똑같지만 이벤트가 평범하지는 않으니까요. 알만툴로 보드게임을 어떻게든 구현하고 싶었던 당시의 제 모습이 들어있는 작품입니다.
타이틀은 초록 머리의 여자아이와 검은 머리의 남자아이가 그려져 있습니다만, 본 게임에서는 이 둘은 존재조차 하지 않습니다. 게임에 들어가면 고를 수 있는 캐릭터는 도트형 동물 친구들입니다. 왜 그랬냐고 하면 과거의 저한테 물어보셔야 합니다.
사실 이 게임 안에서 실질적으로 조작가능한 부분은 없습니다. 그저 플레이어의 말이 굴러가는 걸 구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다만 플레이하셨던 분들은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들을 재미있어 하시긴 하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18년에 만든다면 지금의 저는 이렇게 만들지 않을 겁니다! 분명 주사위 모션도 막 화려하게 넣고 유저가 조작할 수 있는 요소도 여러가지 있을 거라구요! (농땡이를 부리며)
RPGMaker XP를 다뤄보셨던 분들은 이 게임의 모든 게 이벤트로 구현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절로 고통을 받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의 저는 게임 내의 모든 경우의 수를 조건분기해서 구현했습니다. 미친 짓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만 해서 3일이 걸렸습니다. 이 시기부터 게임을 완성해도 그렇게 기쁘지 않은 시기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RGSS나 프로그래밍을 어느정도 배워 놔서 이런 노가다는 하라고 해도 안 할 겁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이 게임은 엔딩이 메세지 표시 하나로 끝입니다. 그러니 달성감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 게임은 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대신 오늘의 내 운세를 시험하고 싶은 분에게는 추천합니다.
어떤 분이 이 게임 리뷰를 하며 평하기를, 인생같은 게임이라고 했습니다. 인생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신분상승의 꿈을 이룬다던가,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나락으로 추락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점이 그러하다고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이걸 만들 땐 수능 끝난 후인 파릇파릇한 애송이였지만요.
그래도 이 게임을 시작으로 RPG 장르가 아닌 다른 여러 장르를 시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으니, 저는 이 시기부터 흑역사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물론 다음 작품인 뒤틀림을 흑역사로 취급합니다. 그 이유는 뒤틀림 소개글에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사실 RPG 장르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저는 RPG Maker로 RPG 장르를 만든 적이 단 한번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좀 놀라운 것 같습니다. 왜 만들라는 툴로 RPG를 안 만들고 이상한 짓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저는 한결같이 갑니다. 아, 어디로 가냐구요? 물론 RPG가 아닌 장르로 갑니다.
'개발 목록 > 게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n-Troll (2015) (0) | 2015.12.07 |
---|---|
죽창의 전설 (2015) (0) | 2015.10.22 |
뒤틀림 (2014) (0) | 2015.10.22 |
잉여레인저 (2012) (2) | 2015.10.22 |
본격막장탈출게임 (2011) (0) | 2015.10.22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죽창의 전설 (2015)
죽창의 전설 (2015)
2015.10.22 -
뒤틀림 (2014)
뒤틀림 (2014)
2015.10.22 -
잉여레인저 (2012)
잉여레인저 (2012)
2015.10.22 -
본격막장탈출게임 (2011)
본격막장탈출게임 (2011)
2015.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