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정성을 다해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또 한다.
주기적인 생각이다.
그래봤자 길지 않을 것을 안다.
언제나처럼 껍데기만 만들어놓고는 쌓아 두겠지.
그렇게 쌓인 것만 몇 개인가.
이제는 시체의 산이다.
이 무덤이 훗날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보고는 있다.
그러나 유용하게 쓴 적은 없었다. 웃기는구만.
오히려 별 생각 없이 만든 것들이 나의 대표작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다. 그러면 조금 억울하다.
이 글조차 창작욕을 어떻게든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쓰여지고 있다.
옛날에는 왜 나는 엄청난 것을 만들지 못하는가 좌절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이해한다.
그게 그냥 내 역량이다. 나이 먹는 건 최고로군. 이걸 상처받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다니.
그래서 약간 방향을 바꿨다. 빠르게 만들어도 일정 이상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사람이 되자.
그치만 가끔 이렇게 몸이 못 받아들이고 폭주할 때가 있는 거다. 그럼 뭐... 해야지. 하고 또 쌓아놓고, 그렇게 살면 되지.
바라기는 한다.
언젠가 모든 구간에서 진심을 다한 작업물을 세상에 내기.
그래서 그냥 버킷 리스트로만 남겨 놓으려고.
꿈은 꿈일때만 좋을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