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자: Doublsb

억눌린 채로 그 괴물이 나를 들여다본다.

그것은 소름끼치게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반달같은 눈웃음을 지으며 그 안광으로 나를 노려본다.

두렵다.
통제되어 나에게 해를 끼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음에도.

나는 장치를 손에 들고 있었다.
하나는 그것에게 고통을 주는 버튼.
또 다른 하나는 그것을 해방할 수 있는 버튼이다.

나는 그것이 갑자기 소리를 질러서, 화들짝 놀라 오른쪽 버튼을 실수로 눌러버리는 나를 상상한다.
그 결말은 나의 죽음일까, 아니면 영원한 괴로움일까.

그것의 눈동자가 나를 탐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좋은 결말이 아닐 것은 분명하다.


"이제 오른쪽 버튼을 누르세요."

뒤에 있던 나의 안내자가 말한다.
나는 순간, 멈칫하여 뒤를 돌아본다.

"아니, 농담이에요. 정말 누르려고 했던 것도 아니잖아요?"

그가 손사래를 치며 웃는다.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다나, 악취미인 것이 분명하다.

"이제 오른쪽 버튼을 누르세요."

그러나 그 말은 반복되었다.

"왜 그래요? 아까 설명했잖아요. 오른쪽 버튼만 누르면 된다고."
"오른쪽 버튼은 저것을 해방하는 버튼이라면서요."
"무슨 소리에요, 그건 왼쪽 버튼이죠."

그는 황당하다는 듯 나를 바라본다. 당신이 들고 있는 자료에도 서술되어 있는 내용이라면서.

나는 자료를 읽는다. 다시 읽어도 오른쪽 버튼은 해방 버튼이라고 쓰여 있다.

"여기 이 자료를 보면, 오른쪽 버튼이라고 쓰여 있는데요?"
"인지 능력에 문제가 생겼나요? 오른손을 들어 보세요."

나는 오른손을 든다.

"그건 왼손인데... 지금 당신 눈 앞에 있는 그것의 날개는 어느 쪽에 있나요?"

그가 확인하려는 듯 다시 묻는다. 정말 그가 말한 대로 인지능력에 문제가 생긴 걸까? 나는 괴물의 날개를 바라본다. 그것은 오른쪽에 있다.

"오른쪽이요."
"...왼쪽에 있어요. 이런..."

그가 한숨을 쉰다.

"그것이 당신에게 간섭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왼쪽 버튼을 누르세요."

나는 선뜻 누르지 못한다.
왼쪽과 오른쪽이 뒤바뀌었다면, 또다시 바뀔 수도 있는 게 아니겠는가?

"그냥, 메뉴얼에 쓰여 있는 대로 해요."

그가 더 이상 못 기다리겠다는 듯 말한다.
메뉴얼에는 버튼이 세 개가 있다.

왼쪽 버튼은 그것을 해방하는 버튼.
오른쪽 버튼은 그것에게 고통을 주는 버튼.
위쪽 버튼은 나에게 고통을 주는 버튼.

나는 아래와 위를 구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메뉴얼에 있는 내용을 믿고는 오른쪽 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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